‘수기 기록 멈춰!’…간호업무 기록에 음성인식 활용하는 병원

■ 은평성모병원, 인공지능 기반의 ‘Voice ENR’ 병동 본격 가동, 간호사 기록업무 줄여 근무환경 및 간호서비스 질 향상

간호 기록을 실시간 음성으로 기록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까.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 간호기록(Voice ENR, Voice Electronic Nursing Record) 기술 개발에 나섰던 은평성모병원이 한층 더 고도화된 기술을 선보이면서 간호사들의 업무 과중을 덜어주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1일 은평성모병원 16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Voice ENR 시범병동 오픈 기념식’ 모습.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은 지난 1일 병원 16층 회의실에서 ‘Voice ENR 시범병동 오픈 기념식’을 개최하고 Voice ENR 고도화 작업에 대한 현황 보고와 시연을 진행했다.

2019년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음성인식 간호기록(Voice ENR, Voice Electronic Nursing Record) 기술을 병동에 시범 도입한 은평성모병원은 이후 약 2년간 300여 명의 간호사들로부터 간호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기반으로 Voice ENR 기술을 보완했다. 이를 통해 한층 더 고도화된 ‘모바일 Voice ENR’ 기술을 도입하게 됐다.

이날 열린 시연회에서 은평성모병원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 주변 소음으로 인한 인식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도입했으며, 방대한 간호기록의 종류와 내용을 AI가 보다 정교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간호사들이 직접 녹취해 다양한 언어를 학습시켰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바이스 측면에서 기존에 무겁고 크기가 큰 기기 대신 휴대폰 사이즈의 PDA를 개발해 비교적 양손이 자유로워진 점도 눈에 띈다. 아울러 목소리를 통해 Voice ENR 전용 어플리케이션 제어가 가능하다.

블루투스 이어폰과 PDA 기기을 착용해 ‘모바일 Voice ENR’을 시연하는 모습.

이에 따라 어플리케이션을 탑재한 PDA를 활용해 병동에서의 일상적인 간호처치 업무(맥박, 혈압, 체온 등 활력징후 포함)를 음성으로 기록할 수 있으며 심정지 등 응급상황 발생 시에도 현장에서 바로 처방과 처치 내용을 기록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시연회 발표를 맡은 은평성모병원 전금숙 간호부원장은 간호사들이 손이 아닌 음성으로 처치 내용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게 되면서 기록 업무에 쏟는 시간과 스트레스 감소로 간호사 근무 환경이 대폭 개선됐으며, 간호사 근무 만족도 향상은 간호 서비스의 질을 높여 환자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시연회에는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등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산하 부속병원 외에도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 관계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밖에도 은평성모병원에 Voice ENR 기술을 제공한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타트업 퍼즐에이아이는 지난해 말 고려대안암병원과 음성인식 전자의무기록 '보이스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Voice EMR)'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시연회가 끝난 뒤 타 병원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퍼즐에이아이 전하린 연구소장은 “자사의 Voice ENR 기술은 스마트폰에서도 구동 가능하다”며 “각 병원 간호사들이 Voice ENR을 쓰고 싶은 용도와 환경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추가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평성모병원은 이번 ‘모바일 Voice ENR’ 운영을 통해 추가적인 기록시간 단축 및 처방입력 누락 감소 등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통한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은평성모병원 전금숙 간호부원장 모습.

전금숙 간호부원장은 “기록 업무 부담은 줄이면서 내용은 누락이나 왜곡 없이 더욱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기록할 수 있는 적시성이 Voice ENR의 최대 장점”이라면서 “간호처방이나 회진기록 등 다양한 영역으로 Voice ENR 적용이 확대될 수 있도록 간호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권순용 은평성모병원장은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술을 병동 간호업무에 적용한 은평성모병원은 이번 고도화 작업을 통해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한걸음 더 다가섰다”며 “향후 직종에 관계없이 다양한 분야로 음성인식 기술을 확산해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환자만족도 제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출처 : 청년의사(http://www.docdocdoc.co.kr)